소년이 되어 지금도 철들지 않는
노인으로 살아온 기나긴 설움의 세월,
그 세월 나를 키워준
그리운 고향, 옛집 마당에는
지금도 카랑카랑한 어머니의 말씀 쟁쟁하게
노란 씨받이 창연한
달개비꽃으로 피어 반기고,
이른 아침 환한 웃음소리 넘쳐나던
사랑채에선 언제나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 기운차서
대문 앞 지나던 동네 새댁이
놀라 종종걸음치던 진솔한 날이 있었거늘,
어언 내가 어버이 되어
돌아와 앉아 흉내 내보는 무참한 세월
자식들은 바쁘다고 얼굴 보기 드물고,
저만큼 짧은 초가을 해가 나를 붙잡는가?
마냥 듣고 싶은 정겨운 그 말씀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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