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북어에 대한 묵념

따시딸레!박상면 2019. 12. 18. 07:19


죽어 얻은 이름, 북어.
나는 북어에게서 어느 먼 시대를 살다 간 이들을 떠올린다.
그들의 이름은 다 기억하지 못해도, 훗날에야 기억되는 길이다.
죽은 뒤에야 진가를 알아본 이들에게서 불리어지는 명예.
그들은 모두 한 마리의 북어처럼 살다 갔다. 말 대신 행동으로
앞장선 선구자다. 두드려 패야 제맛이라는 속된 농담도
북어를 폄훼한 말. 할 말 삭이고 인내하고 단단히 굳어간 그 속에
우리가 모르는 지혜와 사상이 가득 들어있다는 걸 아는가.
한 그릇의 북엇국에 숙연해지는 이유다.

- 최장순, 수필 '북어에 대한 묵념'


“말 대신 행동으로 앞장선 이들”.
한 마리의 북어에서 추출한 명상 앞에 숙연해집니다.
오늘도 묵묵히 내 신념을 지니며 나아가겠습니다.

'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은 항상 자유다   (0) 2019.12.20
매화마름  (0) 2019.12.18
이 순간과 즐거움에 감사합니다   (0) 2019.12.18
행복으로 가는 길   (0) 2019.12.13
뻐꾹나리   (0) 201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