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행복하다
한여름 밤 소낙비가 쏟아진 이후,
시골 마당으로 안착한 나는
농사를 시작했다.
서울 언저리 포도밭으로 간 우리 아들은
내 마음엔 차지 않는다.
좀 잘해달라고 눈짓을 여러 번 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가 행복한 것은
욕심 없는 아들이 든든하고 대견해서다.
욕심이 없으니까,
계산 없이 사니까,
돈 달라고 보채지 않으니까.
오늘 아침 여행 가는 손자 녀석에게
돈을 줬지만 안 받는다고
고개를 내젓는다.
참 예쁘다.
욕심 없고 사심 없는 아들과 손자 때문에
우린 행복하다.
- 백야 님, '그래서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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