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마라, 이 가을에는
아프지 마라,
너의 가을에는 아프지 마라
나 뒤돌아 걷는 사이
그리 말하고 가는 사람의
어깨가 더 흔들려 전해 올 때 내
아픔은 잠시 묻어 놓아도 좋으리
아프지 마라,
나의 가을에는 만남도 서러워
너 사라지고 나면
아픔도 미안한 이 단단한 속을
드물게 피는 가을꽃 아래 묻고
메마른 꽃씨처럼 떨어져도 좋으리
그러나, 나는 그제야 아파하리
다 마른 꽃씨처럼 이 가을과
저 가을 사이 눈물도 없이
흔드는 바람으로만 너를 기억하리
불편한 그리움으로 너를 기억하리
- 김계수 님, '아프지 마라, 이 가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