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나를 지치게 하지만
그래 버스는 와.
기다리면 오는 게 버스니까.
시장에 간 엄마처럼. 소풍날처럼. 방학처럼.
꼭 오기로 예정된 것들 아닌가.
온다는 보장도 없는 것을 기다리는
막막하고 답답한 심정과 비교를 해봐.
그깟 일로 동동거린 게 우스워지지.
- 송혜영, 수필 '버스를 기다리며' 중에서 -
반드시, 꼭, 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조바심하지 않아도 오는 것들까지, 우리는
빨리 오지 않는다고 안달을 합니다.
막연한 것을 기다리는 그 마음이 얼마나 힘든데
당연한 것까지 빨리 오라고 성화를 하면
더 힘들어집니다.
막연한 것이든, 확실한 것이든
기다림은 나를 지치게 하지만
그 기다림이 한편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공을 들인 만큼 오는 그것,
어느 순간
내 앞에 딱 나타나서 나에게 웃어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