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남의 잘못이 자주 보이고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좋은 것에는
괜한 심술을 보일 때가 더 많았습니다.
입에서 함부로 나간 말을 주워 담을 수 없어도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고 거짓말을 하기도 하면서
바른 말 부드러운 말 고운 말에는
거부감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친구들이 더 많았습니다.
어질고 착한 이를 가까이 하기가 쑥스러워
남을 공경하거나 덕 있는 사람을 만나면 부끄러웠습니다.
지혜로운 것보다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 보다
늘 내 기질에 취하곤 했습니다.
나에게 가까이 오려는 사람을 만나 보기가 두려웠습니다.
나와 인연을 가졌던 수많은 사람들로 부터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살았습니다.
잘 대해 주는 사람만이
나를 이해하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지난날을 원망하곤 하였습니다.
타인이란 나와 같은 존재임에도 그 사람 자신이
나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해하려 하지 않은 얼굴로 살았습니다.
- 시사랑 님, '자화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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