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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누룽지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특별함. 누룽지가 그렇다. 적당한 불의 맛이다. 자작자작 뜸이 든 밥과 태운 쌀의 중간, 누룽지는 딱 중용이다. 노릇한 고상함이다. 한 솥에 들었지만 누구는 밥으로, 또 누구는 누룽지로 신분이 바뀐다. 그것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불이다. 적당한 군불이 구수한 맛을 보탠다.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세상사가 하나의 맛이 아니라는 걸 가르치는 것 같다. - 최장순, 수필 '누룽지' 중에서 그렇지요. 세상사가 하나로 통일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복잡하고 재미있습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주어진 현실 앞에서 다시 마음을 정돈하고 가다듬습니다. 구수한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고 깊은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2.14

솔직하게 인정하라

솔직하게 인정하라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라. 이것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경계를 풀어주어 당신에게 더 많은 일에 헌신할 기회를 줄 것이다. - 마크 트웨인 그냥 수긍하면 되는 것인데, 내 잘못을 솔직히 말하면 되는 것인데, 그게 그리 어렵다고 합니다. 남을 평하기는 쉬운데 내가 평가당하는 것은 억울한 심정. 실수는 실수로 인정하고 다시 나아가는 자세가 얼마나 편한 것인지 모르는 까닭입니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

피아노의 시인 쇼팽 '피아노의 시인', 세계적인 음악가로 손꼽히는 프레데릭 프랑수아 쇼팽은 1810년 폴란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보였던 쇼팽은 어려서부터 주변으로부터 신동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쇼팽은 1829년, 열아홉의 나이에 바르샤바 음악원을 졸업합니다. 그리고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연주회를 가지게 되죠. 성공적인 연주회로 쇼팽은 바르샤바에서 고국 고별 연주회 후 폴란드를 떠나 유럽 연주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183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연 최초 연주회 이후, 사교계에서 유명한 인물이 될만큼 음악 실력을 인정받고 있던 쇼팽이지만 기쁨을 만끽할 수만은 없었어요. 러시아의 지배 하에 있어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고국 폴란드와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가족과 친구..

고독한 안부

고독한 안부 누군가의 위로 말씀은 흔히 주변을 맴도는 간지럼타는 위안이고, 한때 그리움을 함께 나눈 그대의 입김이 서린 달콤한 편지를 열어보는 시간은 고향을 잊어버린 생각으로 외로움을 탄다 누구나 고독을 즐기다 보면 신기루 같이 달려오는 현란한 안부가 움켜쥔 한 추억을 놓으며 깊숙이 사라지는 것을, 그 고독을 잡기 위해 손을 벌리면 미끄러진 세월 속으로 아득히 사라지는 그리운 얼굴들, 모두가 사라지고 나면 풋사과 닮은 연둣빛 은행나무가 한축을 들며 나를 향해 묻는다, 그대를 염려한 안부는 누구의 이름으로 고독한가를? - 박종영 님

꽃양배추

꽃양배추 꽃양배추 : 유럽 원산의 관상용 양배추로 내한성이 강하고 가을,겨울에 잎이 황, 적색으로 물든다. 주로 가로변의 겨울 화단을 장식한다. ​ 꽃양배추 찬바람 부는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가 화단에 심어놓은 꽃양배추를 본다 세상의 꽃들도 사라진 이 추운 날에 얼마나 꽃이 되고픈 마음 간절했으면 온몸으로 꽃을 피웠을까 겨울화단에 피어난 한 떨기 장미 같은 꽃양배추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스위치를 내린 사과밭

스위치를 내린 사과밭 스위치 내린 사과밭이 하얗다 연사흘 계속된 눈은 비탈진 언덕을 덮고 붉은 그늘 맺혀 있던 자리에 육십 촉 전구들을 매달아 허공까지 환히 밝힌, 흰빛이 점령한 사과밭은 추상으로 가는 통로처럼 미묘 하다 지난 한 시절 허공에 푸른 집 한 채 앉혔던 사과밭은 이제 그날의 기둥만을 간직하고 있다 허공 넓혀 영토를 키우고 다디단 그늘 매달았던 거기, 죽을힘 다해 기둥을 밀던 뿌리들, 쉴 새 없이 빛을 퍼먹던 초록 숟가락들, 햇살이 붉게 덧칠하던 그늘은 향기를 뿜으며 익어갔다 붉게 익은 그늘 아래 서면 상처 처럼 눈물이 고여 둥글게 매달린 그것이 향기가 아니라 그늘임을 알았다 지금 사과밭은 흰빛으로 직조한 지붕 아래 들었다 화가들이 화폭에 담고 싶어 하는 순수의 색, 숲을 둥글게 말아 흰 껍질..

칼랑코에

칼랑코에 칼랑코에 : 마다가스카르 원산의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열대성 화초로 키는 30cm정도로 자라며 가을부터 봄까지 다양한 색상의 꽃을 피운다. 꽃말은 '설렘'이다. ​ 칼랑코에 들판의 꽃들 다 사라지고 나면 왠지 마음 헛헛할 것 같아 칼랑코에 화분 하나 들여 놓았더니 온 집안이 환한 꽃빛으로 가득해지고 구석구석 봄빛이 일렁여서 덩달아 내 맘도 마구 설렌다 칼랑코에! 그 작은 꽃들의 황홀한 매직이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시작하는 한 걸음

시작하는 한 걸음 높은 산을 오르려면 낮은 산을 먼저 넘고 골짜기의 좁은 길을 지나야 한다. 골짜기나 언덕길을 걷지 않고 단번에 봉우리에 도달할 수는 없다. 기슭에서 산봉우리까지 수만 수십만 걸음을 옮겨 놓아야만 비로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십 리도 한 걸음씩이고 천 리도 한 걸음씩이다. 오늘 먼저 한 걸음을 내디디라. - 동양 명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숨에 되는 것들이 과연 있을까요. 노력을 거치지 않는 행운이 얼마나 될까요. 행운도 기적도 부단한 애씀의 결과입니다. 한 걸음이 중요합니다. 시작하는 한 걸음, 차근차근 나아가는 한 걸음이 중요합니다.

포도송이 이론

포도송이 이론 도시화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어 광역도시화되고, 나중에는 포도송이처럼 되어 메갈로폴리스를 형성하는 것을 '포도송이 이론'이라고 한다. 시색의향기는 본부 중심으로 ‘문화나눔’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서 참여 회원, 산하기관, 동호회, 협력기관, 지부에 이르기까지 행복한 문화 나눔 효과가 확산되면서 포도송이 같은 메갈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 중에서 즉, 사색의향기는 각각의 개체에 대한 독립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면서 ‘행복한 문화나눔과 사회공헌’의 원칙이 존재하는 포도송이 같은 메갈로 커뮤니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