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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끝자락에서

한해의 끝자락에서 우리의 선상 (線上)에서 슬픔이 멈추기를 아픔이 멈추기를 불행이 멈추기를 허전함이 사라지기를 후회가 사라지기를 아쉬움이 사라지기를 우리의 미로 (迷路)에서 기쁨이 찾아오기를 치유가 찾아오기를 행복이 찾아오기를 남아있던 그리움이 멈추고 남아있던 기다림이 멈추고 우리가 소망했던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기를…… 한해의 끝자락에서 소망합니다. - 김용호 님

팔손이나무 꽃

팔손이나무 꽃 팔손이나무 :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관목. 꽃은 10∼11월에 흰색 꽃이 커다란 원추꽃차례로 달려 핀다. 키는 2∼3m까지 자라고, 수피는 회백색이며 몇 개씩 같이 자라고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며 긴 잎자루 끝에 달려서 가지 끝에 7~9갈래로 갈라진 잎이 가지 끝에 달린다. ​ 팔손이나무 꽃 꽃들이 문을 닫는 겨울 들머리 팔손이나무 홀로 꽃을 피웠다 사철 푸른 잎 펼쳐 하늘 우러르다가 뒤늦게 피어난 팔손이나무 꽃 찬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저 당당함이라니 어찌 눈 멀지 않고 사랑할 수 있으랴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온몸으로 밀어 올린 팔손이나무 꽃 겨울 하늘에 순백의 느낌표를 찍고 있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외나무다리에서

외나무다리에서 기린과 사자가 만났을 때 가던 길을 멈추고 두려움을 외나무다리에 단단히 의지한 채 먼저 서로의 눈을 찬찬히 바라봐야 한다 누가 더 아픈지 슬픈지 위태로운지 그래야 둘 다 산다 - 한연순, 시 '외나무다리에서' 상대가 얼마나 더 아픈지, 슬픈지, 위태로운지 헤아리는 상생하는 자세가 필요하지요.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논리만이 있는 세계는 얼마나 위태롭고 위험하겠습니까.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공격보다는 협력이 먼저입니다.

행복의 원칙

행복의 원칙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 - 임마누엘 칸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력감은 무기력을 만들어 사랑의 감정도 만들지 못합니다. 사랑이 없는 곳에서는 희망도 희박해집니다. 내가 전념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희망으로 살아갈 동기를 만들 것입니다.

소슬바람 부는 날

소슬바람 부는 날 부산행 완행열차로 떠나는 추억여행 간이역 단풍 내린 고목 아래서 낙엽 향기 맛보며 소슬바람 잠재웠지 토라진 그녀 달래려 찾은 ‘무아 음악실’ 신청곡 ‘웨딩케익’은 폐업으로 멈춰 천릿길 오가던 사연도 세월에 묻혔으니 광복동에서 해운대로 돌이킨 발걸음 백사장에 새기던 고백 그 불씨 살려 둘러메고 온 먼지 쌓인 통기타로 밤새 부르던 연가는 파도 타고 퍼지네 - 정채균 님

꽃기린

꽃기린 꽃기린 : 대극과에 속하는 다욱식물로 마다가스카르가 원산지다. 꽃이 솟아오른 모양이 기린을 닮아 꽃기린이란 이름을 얻었다. 줄기는 다육질이고 줄기 전체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으며 추위에 강해 섭씨 10도 이상만 유지해주면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다. 꽃기린 창가에 놓아둔 꽃기린 화분 하나 새벽마다 유리창에 성에가 끼는 겨울이 와도 꽃을 피운다 '고난의 깊이를 간직하다'란 꽃말을 떠올리며 날카로운 가시 가득한 줄기 끝에 한 방울 핏방울처럼 피어나는 꽃이 예사롭지 않다 세상이 온통 가시밭길이라고 함부로 투정하며 살아온 내게 가만히 속삭인다 고난의 깊이를 간직한 자만이 저리 순정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동그라미

동그라미 어른들의 말씀은 좀 어렵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할머니는 감동은 동그라미란다 착한 마음도 동그라미란다 하신다 동그라미 속에는 새싹이 돋는단다 맞다 동그라미는 모서리가 없어서 상처가 나지 않는다는 뜻인가 보다 내 마음도 동글동글 동그란 마음 되어 친구들이 내 곁에 왔을 때 찔리지 않도록 해야겠다 - 손한옥, 동시 '동그라미' 동그라미도 있고 네모도 있고 세모도 있는 다양한 일상입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뾰족한 모서리로 타인을 상처 내지 않는 게 필요합니다. 반성과 성찰로 내 안의 뿔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자신의 체력

흔들리지 않을 자신의 체력 인간 세상에서 한 번도 불안과 공포의 분위기가 사라진 적은 없었다. 그러므로 문제는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노심초사 전전긍긍하는 자신의 자신 없는 마음이다. 시냇가에 자라나는 나무는 매일 부는 바람을 걱정하기보다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의 체력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는 것을 믿어보자. - 사이토 이사무, '자신감 심리학' 중에서 불안한 시절입니다. 그렇다고 같이 흔들리기보다는 미리 대처하고 함께 질서를 유지해가야 하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건강부터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섬기린초

섬기린초 섬기린초 :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울릉도에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꽃은 7월경에 황색으로 피고 지름 13㎜정도의 꽃이 20∼30개 산방상(繖房狀)으로 달린다. ​ 섬기린초​ 겨울 들머리에서 만난 섬기린초 찬바람에 떨고 있다​ 고향 섬마을 울릉도 떠나 타향살이에 지쳐 꽃 피는 때를 놓친 것일까​ 살이에 부대끼느라 고향 안부 오래 잊고 산 내 모습만 같아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데​ 여름이 아니라도 꽃 피는 바로 그때가 꽃시절이라고 별처럼 반짝이며 나를 부른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