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는 것은
온 겨우내 냉기에 야윈 시간이
눈물겹게 떠나버린
비워진 쓸쓸한 뜨락이
그리움으로 남아지는 것입니다
계절을 돌고 돌아도
벗어날 수없는 어둔 눈망울들이
기다린 새 계절에도
내 생각 속으로 멈출까
두려움으로 남아지는 것입니다
시시로 변하여 손짓하던
바람들이 이별의 길 위에서
기억된 이름들을
불러 세울까
서러움으로 남아지는 것입니다
상한 갈대의 기다림처럼
매섭게 쓰린 계절 끝에 서성이는
봄의 따사한 사랑을 만나
소생하는 행복을
기다리는 간절한 계절입니다
- 박동수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