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누가 보지 않아
서글픈 생각을 하기에 좋은 곳은 바닷가다
간절한 눈물이 파도에 묻히기 때문이리라
나는 지금 바닷가 길을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로 무정한 세상과 엇갈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 달리고 있다
길옆으로 펼쳐져 있는 창망한 푸른색 바다의
얼굴이 햇볕을 따라 출렁이고,
지난여름 북적대던 모래사장의 풍경은
이제 방풍림과 대화하는 파도의 차지다
시간의 간격을 좁히려
성실하게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소리는,
지난날 지독하게 그리워하던 여인의 달콤한 고백 같은,
사랑한다, 괜찮다,
흔들리는 나를 사랑하느라 고생했다, 는 소리로 환청이고,
아득한 수평선에 한 송이 백합의 순정으로
달려오는 그리움이 가슴에 안긴다,
과연 바닷가에서 생각하는 연서치고는 어수선한 것인가?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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