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맡겨둔 당신은
아직 무사해요
조금은 슬픈 일이지만,
벌레도 갉아먹지 못한 쓸쓸함 몇 장,
아직 초록이에요
왜 그래야만 했는지
십 년 전 그때를
꿈에서도 묻고 싶었지만,
이제 잠자다 깨어나도 오줌 누러 화장실에만 갑니다
어둠 속에 멍하니 앉아있지 않아요
그것이 내 대답입니다
지난해까지
울컥, 수돗물을 틀고 물소리처럼 울던 징글징글한 때가 있었지만
- 마경덕, 시 '늦은 대답'
이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것일 테지요.
다시 도져오는 쓸쓸함.
그러나 사람은 잊는 때가 있어서 살아가나 봅니다.
슬픈 일, 괴로운 일은 조금은 잊어도 좋을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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