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가 울타리를 친
고향 집 장독대에서
어머니가 쓰셨던 항아리를 더듬어 본다
금이 가서 목에 철사를 감은 도가리
이빨 빠지고 깨진 단지 모습이
염할 때 마지막으로 본 엄마 모습 닮았다
유품으로 간직하고 싶어
그중 하나를 고르는데
한결같이 목이 찌그러진 단지이다
먼 객지에 공부시키려고 보낸 자식
그릇될까 봐 찌그러질까 봐
어머니께서 몇 푼 아끼려고 고른 항아리일 게다
- 조양상, 시 '찌그러진 항아리'
고향에 잘 다녀오셨는지요.
가을 익어가는 들녘이 아련하지요?
부모님과 함께 한 기억으로 다시 일상이 활기차게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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