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의 고독
나무는 지난 시절을 잊어버린 걸까
아니면
가지마다 달린 푸른 잎들의 아우성을
귀찮아
잎들을 훌훌 털어버린 지금 겨울에
홀가분히
찬바람과 눈을 맞으며
침묵과 고독의 외로운 수행을
꿋꿋이 견디는 걸까
얼마나 많은 절망 속에서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
한 줄기 희미한 빛을 따라
희망을 버리지 않고
눈 내리는 깊은 산길에서
눈가에 미소를 잃지 않고
명상 속에서
저 먼 세계를 꿈꾸는 걸까
알 수 없는 겨울나무의 마음은
작은 새들이 먼저 알아보고
겨울 끝에
외로운 가지에 앉아
친구를 부르는 노래를 할 때
나무는 다시
여름 산길에서
나그네의 지친 영혼에
새로운 푸름을 드리운다
- 백원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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