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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하는 봄날

소망하는 봄날 지난달보다 느낌이 다른 온화한 4월이다. 봄은 저절로 흥겨움이 가득 차서 소식이 없는 사람에게 싱그러운 바람 한 줌 보내주는 일 아깝지 않은 그리움의 선물이다. 봄에는 천 번의 생각으로 정성을 들여야 아담한 사랑이 내게로 온다고 했다. 아름다운 풍경의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배신이다, 그러므로 풋풋한 향기를 욕심내는 일도 봄꽃 품으로 숨어들어야 성취가 된다. 환하게 핀 참꽃 웃음처럼 기쁨을 소망하는 봄날의 진실은 오랜 세월을 경험한 삶의 보람이다. - 박종영 님

마늘

마늘 전병현(田炳鉉, Chon Byung Hyun), 한지와 백회의 부조 전병현 작가는 '한지부조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멀쩡한 한지를 찢어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인데 먼저 두꺼운 한지를 틀에 붙이거나 바닥에 깔고 그림을 그린다. 그 위에 다른 한지를 붙이는 ‘배접’을 하면 하얀 면이 또 드러나는데 그러면 다시 그림을 그린다. 이 단계가 보통 6번이다. 이렇게 겹쳐 붙인 한지가 완전히 마르면 그때 찢어내기 시작한다. 원하는 색이 속살처럼 올라올 때까지, 6겹으로 그린 그림이 형태를 갖출 때까지. 전병현 작가는 “막무가내로 찢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두툼하게 배접한 한지를 손가락으로 ‘예쁘게’ 찢는다. 철저히 의도한 찢음이다. 속에 뭐가 있을까 찾아내듯이. 찢으면서 원초적인 색을 찾는 것이다.” ..

징검다리 건너기

징검다리 건너기 신발을 벗지 않고 물 위를 건너뛴다 내 그림자도 뛰어 넘는다 내가 젖지 않고 즐겁게 건널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이어놓은 디딤돌 몇 개 그 고마움이 물에 놓여 늘 젖어있기 때문이다 - 이상현, '징검다리 건너기' 누군가의 수고로 내가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노고로 내가 물에 젖지 않습니다. 당연히 받았던 것들. 오늘은 그 고마움과 따스함을 가만히 만져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4.09

문자도

문자도 김기창(金基昶, Kim Ki Chang), 문자도, 100cm X 80cm, Ink on Paper '바보산수'로 잘 알려져 있는 운보 김기창 화가는 전통과 현대, 추상과 구상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의 지평을 넓힌 작가로 꼽힌다. 그는 전통적인 예술정신 기반위에 시대적 변화를 담아 독자적인 화풍을 선보여 왔다. "산수ㆍ인물ㆍ화조ㆍ영모(翎毛)ㆍ풍속 등에 능하며, 형태의 대담한 생략과 왜곡으로 추상과 구상의 모든 영역을 망라하고, 활달하고 힘찬 붓놀림, 호탕하고 동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다. - 작품 중에서 아트리안 컬피뮤지엄은 1만여점의 미술공예작품 및 유물을 수장고에 소장하고 있으며 소장품전시관을 통하여 순차적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충남 아산시 신..

조용한 섬

조용한 섬 땅끝에서 올라온 고구마 한 개 빛도 없이 구석에서 떡잎을 키우고 있다 먹는다 먹는다 하면서 잊어버린 조용한 섬은 얼마나 몸을 짜냈을까 물을 담아 터를 창가로 옮긴다 푸석한 얼굴이 햇살을 받아먹고 붉은 힘줄이 돋아난다 투명한 물속에서 솜털 같은 뿌리가 파르르 떨리고 물관의 젖줄로 입술을 적시는 잎들 - 한영희, 시 '조용한 섬' 관심은 사랑입니다. 뒤처지거나 눈에 별로 들지 않았던 사람이나 동식물에게 주는 관심이 그를 다시 일어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