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1992

이별의 아픔과 구절초

이별의 아픔과 구절초 늦가을 어느 날 철부지 방황을 마치고 구절초 너에게 무거운 마음을 정착한다. 굽은 등을 추슬러 깨알 같은 시간에 궂은 생각으론 네 향기의 풍미를 훔치는 것은 불비한 행동임을 안다. 인생은 빗살 같은 것, 떠나간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들이 나무람없이 만나는 깊어가는 가을, 진한 너의 향기를 맡으며 머무를 때와 떠나갈 때를 알아, 한세월, 숫된 향기 골고루 풍기며 사랑의 길에서는 언제나 이별의 아픔이 숨어 있음을 알려주는 꽃, 구절초. - 박종영 님 이별의 아픔과 구절초

패랭이꽃

패랭이꽃 패랭이꽃 :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의 산과 들 건조한 곳에 자란다. 줄기는 모여나며, 곧추서고, 높이 30-50cm다. 잎은 마주나며, 선형 또는 피침형으로 잎 끝은 뾰족하고, 밑은 줄기를 조금 감싼다. 꽃은 6-10월에 줄기 또는 가지 끝에서 1-3개씩 피고, 붉은 보라색이며 다양한 원예품종이 있다. ​ 패랭이꽃 ​시향제 지내던 날 선산에 올라 봉분 위에 핀 패랭이꽃을 보았다 봄 가을로 벌초하여 단정한 봉분 위로 찬바람 무릅쓰고 곱게 피어난 붉은 단심 선조의 넋인 듯하여 꽃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입동(立冬) 달

입동(立冬) 달 어젯밤 댓돌 위에 오래 달빛이 환했어요 인월(寅月)은 멀고 진월(辰月)은 멀고 먼데 저물 밤 방으로 드실 때 고무신코 돌려놓으시던 북망길 다퉈 가신 우리 할매 흰고무신 - 홍경나, 시 ‘입동(立冬) 달’ 어제가 입동이었습니다.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이라고 합니다만, 아직은 볕과 단풍이 좋은 늦가을입니다. 조금은 애틋하고 쓸쓸하지만, 익은 뒤의 넉넉함과 헛헛함이라 여겨도 괜찮겠습니다. 시절이 가기 전 눈으로 마음으로 아름다움을 가득 담아두어야겠습니다.

나그네 본향

나그네 본향 차장 밝혀주던 햇살 남녘 길 재촉하여 기울 때 옆구리로 쏟아지는 졸음 꿈결 헤치고 땅끝마을 향해 산등성 넘는 버스가 대견하고 추수 마친 메마른 들녘 까마귀들 이삭줍기한다 닳아진 고무신 끌던 우수영 울돌목 가는 길목 강산도 변하는 세월에 황톳길 포장으로 탈바꿈하여 이제 구두 신고 종종걸음 흑백 사진첩 사내아이는 주름진 황혼이 되었다. - 정채균 님

구절초

구절초 구절초 :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기슭 풀밭에서 자란다. 키는 50cm 정도 자라고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번식한다. 9∼11월에 줄기 끝에 지름 4∼6cm의 연한 홍색 또는 흰색 두상화가 한 송이씩 피는데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 구절초 소슬바람에 햇살도 추위를 타는 가을 끝자락 설핏 기운 석양을 향해 하얗게 웃고 있는 꽃 한 송이 새벽마다 무서리 내리는 이 찬 계절에 어쩌자고 피었는가 안쓰러운 마음에 그냥 바라만 봐도 내가 향기로워지는 꽃 구절초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적막한 저녁

적막한 저녁 비가 내리고 어둠이 저녁의 꼬리를 물고 가던 유월 어느 날 나는 그대를 찾아가다 넘어지고 말았다 기적소리가 울렸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멀리서 바람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사방엔 연초록의 흔들림만 분명한데, 매일 다니던 길인데, 그대를 찾아가다 넘어지고 말았다 아무도 일으켜주지 않는 길을 홀로 걸어가다 비의 방지턱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비가 내리고 꽃이 졌다는 건 한 사람의 영혼이 길을 떠났다는 뜻이다 달을 꿈꾸던 꽃의 심장 속에 오래 잠들어 있던 영혼이 어둠의 건너편을 향해 손을 흔든다 적막한 저녁이 저물고 있다 - 김남권, 시 ‘적막한 저녁’ 매일 다니던 길인데, 보이지 않는 얼굴. 눈물처럼 비가 내리고 꽃이 졌습니다. 이제 적막한 시간이 저물고 있습니다. 꽃을 닮은, 꽃다운 그들을 추모..

인격의 연마

인격의 연마 인격은 꿈꾸듯 쌓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망치로 두드리고 다듬듯 꾸준히 노력해 스스로 쌓아나가야 한다. - 제임스 A. 프루드 그래서 배우고 터득하고 깨우치라는 것일 겁니다.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것일 테지요. 인격은, 자신을 연마하며 행동에 옮겨 차츰 내면이 쌓여갈 때 조금씩 두터워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