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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

꽃바람잔설 사이 피어나는 복수초타고난 끼 있어 불안하던 터라한겨울 깊이 묻어 가두었는데살며시 삐져나와 눈웃음치니미워할 수 없는 처자일세곱게 있으면 중매서려 했는데물오른 매화 낭자는망울 터트려 진한 화장하고진홍빛 똥꼬치마 흔드니보는 이 얼굴 붉혀야 하네실개천 솜털 단장한 버들이는개나리와 눈맞아 담 넘더니뒷동산 올라 부둥켜안고부비부비 숨넘어가는데점잖은 뭇 사내들 참꽃술 취해꽃구경 나서도 막을 수 없어라.- 정채균 님

벤치 클리어링

벤치 클리어링우르르 몰려나간 흥분들핏대와 삿대질이 섞인다목소리 큰 놈이 이겨서야, 엄마는 혀를 찼지만형제 많은 집 골목 싸움에 달려 나온 끈끈한 우애를 내심 부러워했다는 게 맞다참지 못하고 달려나간다는 것은 네 편이야, 은근 힘을 실어주는 것내 편이라는 우쭐함이 어깨를 세우는 것내 편이라는 믿음을 왜 오래도록 갖지 못했을까적당히 점잖고 적당히 절제하는 나에게는 흥분한 공기가 없다간섭할 하늘도 집단 퇴장할 운동장도 없는 기분은무조건 내 편이었던 젊은 엄마마저 없다붉은 잎들 몰려간 쪽에서 바람이 뒹군다갖고 싶은 걸 얻어내려 막무가내 바닥에 드러눕던 아이 같은 바람은 분명 다혈질저 바람, 버릇이 나쁘다고 핀잔깨나 듣지 않았을까일어설까 말까 눈치 보는 벤치의 저녁 햇살은이기적이라 생각할 테지만아침 일찍 출근해야..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한 그 순간부터 뛰어난 기억력이 필요하게 된다. - 코르네이유  거짓말을 하다 보면 늡니다.그리고 그것이 진실처럼 생각되어그 속에 자신이 진실된 사람으로 앉아있기도 합니다.그러나 거짓말은 언젠가 들통이 나게 되어있습니다.기억은 한계가 있어서 예전에 한 거짓말을 잊고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어결국 발각이 되는 것입니다.선의와는 다른 거짓말.그것이 인생의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역사와 삶의 보편성

역사와 삶의 보편성인문학에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한 기본이 다 들어있다.우리는 오래전에 쓰여진 고전을 읽으며 감동을 받는다.지금의 삶은 그 시대와 매우 다르고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부분들도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이야기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그 안에서 시대를 초월해 면면히 흐르는 역사와 삶의 보편성을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에서

꽃들은 모두 다르게 산다

꽃들은 모두 다르게 산다누구나, 살면서꽃이거나향기 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때론 격렬히 때론 우아하게마음을 살피고 몸을 드러내지만꽃이 되고 향기가 되는 일이 어디 쉬운가.그런즉 들로 나가 꽃을 만나 보라.향기를 맡아 보라.그대가 바라는 꽃들, 향기들지천으로 피어나고공간 구석구석 은은히 깃들여 있다.그리고 자신에게 물어 보라.무엇을 보고 느꼈는가를.꽃들은 모두 다르게 산다다르게 사는 것이 꽃이고 향기다.나이를 먹는다는 것- 구연배 님

물의 뜰

물의 뜰꽃잎은 물의 눈꺼풀이에요수면을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려요버드나무는 분홍 원피스를 입었어요꽃잎들이 수면을 한 꺼풀씩 벗길 때마다 잔잔한 파문이 일어요엄마가 악어 등을 타고 놀아요건들바람이 타일러요, 물을 안고 가라고요엄마가 꽃나무 속으로 예배를 보러 가요호숫가를 걷는 사람들 유모차 끄는 소리가 들려요봄이 화들짝! 눈을 떠요- 강성남, 시 ‘물의 뜰’3월, 드디어 봄입니다.아직 찬 기운은 있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렘이 있습니다.햇살 아래 모여있는 봄이 정겹습니다.곧 꽃소식이 들려올 테지요.

움직이는 조각

움직이는 조각네덜란드의 '테오 얀센'은 움직이는 조각 작품을 만들어내는키네틱 아티스트입니다.공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하다 자퇴한 그는,1990년부터 '키네틱 아트 Kinetic Art'에 주력한 결과,모래밭에서 스스로 걷는 "해변동물 Strandbeest" 시리즈를 창조해냈죠.처음 등장할 때 "아니마리스 불가리스 Animaris Vulgaris"로라틴어 학명까지 이름 붙여진, 이 생물체같은 작품은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하네요.바람을 맞으면 살아있는 동물처럼 걸어가는 그 비밀은다리 길이의 비율이라고 합니다.'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그의 작품들이,바람을 등에 업고 달리는 모습을 구경해보세요~- 육춘원 님 글중에서* 행복한 나눔이 있습니다.https://band.us/band/58470572

당신의 봄날

당신의 봄날고귀한 따스함이 근무하고 있습니다.고귀한 꽃의 관성이 향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봄 햇살이 따뜻하듯우리 둘 사이의 삶이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꽃이 향기가 나듯우리 둘 사이의 삶도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당신의 봄날고결한 봄꽃의 미소와 향기가 내게 다가옵니다.쉬거나 중단하지 않고 끊임없이나는 당신의 놀라움의 봄꽃 향기이고 싶습니다.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에도언제까지나 나는 당신의 기쁨의 봄이고 싶습니다.- 김용호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