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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울음

웃음과 울음 울지 말라고 때리지 마라 너는 웃으라고 때리면 웃어지더냐 너도 언젠가 울고 싶던 순간에 누군가의 등불 같던 웃음으로 구원되지 않았던가 네가 아픔을 느끼는 것은 공감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공감하더라도 외면해야 하는 비극에서 온다 웃음은 고립을 헤쳐 나온 경험을 필요로 한다 혼자 웃으면 외롭고 같이 웃으면 행복한 이유가 있겠지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으려면 자기를 먼저 안아줄 수 있어야 하는 건 울음과 웃음이 훗날 서로 힘겹게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 홍시율, 시 '웃음과 울음' 울음과 웃음이 훗날 힘겹게 만나는 건 감정의 공유 때문일 테지요. 그리하여 나를 넘어 너를 안아줄 수 있는 것. 혼자 웃으면 외롭고 같이 웃으면 행복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의 작은 것과 우리의 것들이 모여

나의 작은 것과 우리의 것들이 모여 선(善)도 때를 놓치면 소용이 없다. - 그라시안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참다운 현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그뿐인가요. 주변을 돌아보면 더 와닿는 아픔이 있습니다. 이럴 때 나의 작은 것과 우리의 것들이 모여 커다란 힘이 되기도 합니다. 거창하지 않지만 모여야만 거대한 힘이 되는 것. 누군가 가장 힘들 때의 도움은 큰 용기를 얻게 합니다.

인생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

인생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가요. 돈에 얽매이고, 권세에 얽매이고, 시간에 얽매이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의 가치를 잊고 살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의 순간에도 사랑이 없다면 텅 빈 공허인 것처럼 사랑은 행복을, 인생을 완벽히 채워줍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 이종호님 글중에서 * 행복한 나눔이 있습니다. https://band.us/band/58470572

시인의 눈과 귀

시인의 눈과 귀 캄캄한 시간이 다가와도 길이 보이고 어둠을 넘어 투명한 대화를 하지 한 자락의 옷깃이 보여도 당신을 그리워할 지표가 서고 허공 속의 희미한 운무에도 생각의 뚜렷한 영상을 그려내며 밀려오는 탁한 바람에도 당신과의 해 맑은 언어를 끈질기게 붙잡고 옮겨 쓰는 날 시간을 거슬러 웃고 눈물을 흘리게도 하는 것 그대 그리운 날이면 해가 지고 달이 가더라도 그 날이면 - 박동수 님

애기동백

애기동백 애기동백 : 일본 원산의 차나무과의 상록소교목으로 꽃은 10월~12월에 피어 늦동백으로도 불린다. 꽃잎은 5~7장이며 꽃송이째 떨어지는 동백과는 달리 꽃잎을 낱장으로 흩뿌리며 지는 게 특징이다. 꽃말은 '겸손. 이상적인 사랑'이다. 애기동백 사랑이 생의 가지에 피는 꽃이라면 내 마지막 사랑은 애기동백이었으면 좋겠네 아무도 찾지 않는 겨울 바닷가 맵찬 눈보라 속에 홀로 피어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 않는 꽃은 없다고 온몸으로 외치는 애기동백이었으면 좋겠네 절정에서 제 목을 긋고 쿨하게 져 버리는 그냥 동백이 아니라 행여 향기 사라질까 마지막 한 잎까지 가만히 내려놓는 애기동백이었으면 좋겠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양파의 사랑법

양파의 사랑법 벗기는 시간이 매콤하게 달궈진다 언제쯤 속마음 보여줄 수 있을까 빗장을 단단히 건 채 곁눈으로 바라본다 속내를 알 수 없어 한 꺼풀 풀어내면 안으로 파고든 무늬 겹겹이 알싸한데 시야가 흐려질 때야 나를 내려놓는다 - 박진형, 시조 ‘양파의 사랑법’ 한 꺼풀 벗겨내는 데 시간이 필요한 사랑법도 모든 걸 다 내보여주는 훤한 사랑법도 어쨌든 사랑입니다. 어느 사랑이 맞느냐 그르냐가 아니라 어떤 사랑이 좋으냐 아니냐가 아닌 어쨌든 사랑. 사랑만큼 복잡 미묘한 게 있을까 싶다가도 그래도 사랑하고, 사랑에 목이 마른 일상입니다. 너의 사랑법도 나의 사랑법도 어쨌든 사랑입니다.

귀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귀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버들가지는 약하나 다른 재목을 묶는다. - 조지 허버트 귀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쓸모없는 사람도 없습니다. 주변 환경이 다르고 태어난 형편이 다르고 재정적 사정이 달라도 어느 곳에든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신의 현재 여건을 버텨내 좀 더 폭넓게 더욱 소중한 곳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만이 다릅니다.

사유상

사유상 물 속에 비친 정경은 물이 아니다. 그릇 속 든 음식은 그릇이 아니다. 거울 속 비친 나는 내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를 본다. 날마다 같고 날마다 다른 나다.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사과 속 씨앗에서 무수한 사과를 본다. 겨울눈 속의 잎과 꽃, 새봄을 기다린다. 새벽잠 깨어난 나는 어디로부터 왔나? - 이동하님 글 * 행복한 나눔이 있습니다. https://band.us/band/58470572

무명의 이름으로

무명의 이름으로 함부로 살아온 지난 세월 그 세월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 잘못 경험한 날의 지독한 후회와 빼앗기기 싫은 유혹을 가슴 태우며 인생을 배웠다 익숙하지 못한 경험으로 방황하는 인생의 체험적 실패를 만회하기에는 너무 늦은 세월 앞에서, 내가 무명의 이름으로 흔들리고 있는 이유를 알기까지 처음 누리는 자유에 대한 불안한 미래가 나를 수습하고 보통의 하루를 즐겁게 통과시킨다. - 박종영 님

안시리움

안시리움 안시리움 : 천남성과에 속하는 관엽식물로 아메리카의 열대 지역이 원산지이다. 전세계에 500여 종이 있으며, 잎은 토란 잎과 비슷하고 윤기가 있으며 두껍고 짙은 녹색이다. 꽃은 양성화이며 원뿔 모양의 육수꽃차례를 이루며 달리고, 꽃차례는 불염포(佛焰苞)에 둘러싸여 있다. ​ 안시리움 미세먼지 자욱한 잿빛 하늘이 가슴을 답답하게 하던 날 커다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딸 아이가 진홍빛 안시리움 화분을 품에 안고 집으로 와서 천연 공기청정기라며 안시리움 화분 하나 내게 건넸다 기관지가 약해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딸래미와 화분을 번갈아 바라보려니 안시리움인지 안쓰러움인지 공연히 눈빛이 촉촉해졌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