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1943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 삶이란 버스 정류장 하나 마음에 두는 일이다 풍경이 한적한 시골길 어디쯤에선가 보퉁이를 끌어안듯 제각각의 사연을 안고 하나, 둘 모여들어 그 자릴 함께 서성이는 것 언제 올지, 혹은 오지 않을지도 모를 버스를 기다리며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는 사람들 기다리는 것들은 언제나 오지 않거나 더디 오리란 것을 알지만, 표지판처럼 서서 그 외로움을 견뎌야 한다 기다리다 놓쳐버린 버스의 번호판을 발 구르며 시선으로 쫓듯이 이 하루를 살아내고, 그 마음 거두어 다시 또 보내야 하는 일이다 - 한영미, 시 '버스 정류장' 언젠가는 오겠지요, 기회는. 버스 정류장에 닿는 버스처럼. 조급해도 정해진 때가 있어서 기다려야만 하는 것. 그렇게 다가오면 그저 고맙다고 잡아타는 곳. 늦어도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인..

현명한 눈

현명한 눈 평범한 사람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재능을 가진 사람은 천재를 즉시 알아본다. - 아서 코난 도일 혜안이 있어야 사람을 알아봅니다. 그 혜안은 경험과 지혜로 얻어지는 것,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속은 물론 먼 훗날까지도 예측해보는 눈은 현명한 눈이기도 합니다. 그 현명함을 기르기 위해 경험을 쌓고, 지식을 모으고 지혜를 기르는 것입니다.

문화의 힘

문화의 힘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백범 김구 선생 암울한 식민지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화대국을 주장하셨지만 정작 먹고살 만한 수준으로 발전한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물질 숭배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두레, 품앗이, 걸립패라는 말들이 담고 있는 우리의 오랜 생활 문화 원형 속에는, 우리가 가꾸어 가야 할 미래문화의 가치와 이상이 담겨 있다. 행복한 문화나눔 공동체의 역할은 이를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다. - 중에서

한 마리 새 (Any Bird)

한 마리 새 (Any Bird)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종류의 새들이 날아온다 우리는 새들과 같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이동하여 둥지를 틀고 사랑하며 머무르고 그리고 때가 되면 빈 둥지만 남기고 떠나는 것 같다 이른 봄 날이든 가을이든 겨울이든 내 품안으로 날아오는 새를 매정하게 거부할 것이 아닌 것 같다 그 한 마리 새가 내 품으로 날아오기까지 십년, 이 십년, 삼 십년 아니 사 십년, 오 십년 그 먼 세월을 얼마나 많은 고통의 날개 짓으로 죽음 직전까지 날아왔겠는가 인연을 함부로 맺지 마라 하였으나 이 말은 나의 욕심이 들어 있고 그 한 마리 새가 언젠가 내 품을 떠난다는 생각을 하면 그 한 마리 새를 내 가슴에 따뜻하게 품어 주어도 좋을 것 같다 - 백원순 님

미국쑥부쟁이

미국쑥부쟁이 ​ 미국쑥부쟁이 :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중도국화, 털쑥부쟁이라고도 하며 꽃은 9~10월에 두상꽃차례로 흰색으로 핀다. 주로 가지와 줄기 끝에 많이 달려 핀다. ​ 미국쑥부쟁이 꽃 소슬바람 부는 가을 들녘에 주홍부전나비 한 마리 위태롭게 허공을 날다가 가까스로 미국쑥부쟁이 흰 꽃 위로 내려앉는다 얼마나 거친 바람 속을 날아왔는지 주홍날개 끝이 온통 찢겨져 있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는 듯 꽃은 기꺼이 꿀을 내어주고 가을햇살도 나비의 상한 날개를 가만히 어루만져준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

기호 음식

기호 음식 어머니 입원 후 반짝 상태가 좋아졌다 심심하게 담은 얼갈이김치가 먹고 싶구나 배추 무 썰어 담근 나박김치가 먹고 싶구나 포도가 먹고 싶구나 엄마, 나중에 드릴게요 나중에요 지금 어머니는 없고 나중에, 라는 고름 찬 시간만 녹아내린다 나중에 나중에 죽은 뒤에 나중에 어느새 어머니 없는 일몰이다 - 양수덕, 시 '기호 음식'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중에, 라며 미룬 것이 후회로 남지요. 그때 당장 했더라면 회한도 없으련만. 우리는 지나고 난 뒤에 후회하곤 합니다

교훈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훈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상은 오직 성공한 자의 자랑에만 관대하다. - 존 블레이크 네, 그리 보입니다. 그만큼 성공에 대한 갈망이 크기 때문입니다. 성공은 파급효과가 커서, 사소한 것도 커보입니다. 성공 요인을 알고 배우려는 노력으로 알면 됩니다. 다만, 거기에 미치지 못한 아쉬운 사람들의 교훈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는 소수의 귀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가을이 때로는 가을에게

가을이 때로는 가을에게 가을이 때로는 가을에게 거짓말을 하는 법이라서 어떤 남자가 울고갔는지 가을이 다 알기 어렵다 폭풍과 비바람을 이겨낸 남겨진 풀잎들이 아슴아슴 지는 해에 마음을 아끼는 때 순간 찾아오기도 하는 가을은 말라가는 풀잎에 몸을 걸친 늙은 여치의 울음, 일생을 울고도 함께 돌아갈 짝을 이루지 못하는 귀머거리 귀뚜라미의 하얀 고막 같은 것, 가을이 때로는 가을에게 거짓말을 하는 법이라서 어떤 인연이 다녀갔는지 가을이 다 알기는 어려워도 밤이슬 툭, 떨어지는 가는 풀잎에 제 얼굴을 비쳐 본 사람이라면 가을이 언제 지나가는지는 알 수 있지 않을까 남자를 발견한 가을은 언제나 굳게 다문 입이다 - 김계수 님

칸나꽃

칸나꽃 ​ 칸나꽃 : 홍초과에 속하는 인도, 아프리카가 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줄기는 고구마처럼 굵고, 줄기는 원기둥 모양이며 곧게 서고 꽃은 보랏빛, 붉은빛, 노란빛 등으로 줄기 윗부분에 달려 핀다. 원종에서 개량된 원예용 화초로 전세계적으로 100 봉 이상의 다양한 품종이 있다. ​ 칸나꽃 꼭꼭 닫힌 그대 창문 밖 뜨거운 여름 건너 온 칸나꽃 여전히 붉다 그대 마음 닫고 돌등 돌려 떠난 뒤에도 불꽃처럼 타올라 한동안 꺼질 줄 모르던 내 사랑처럼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묶인 배

묶인 배 줄이 미는 곳까지만 자유다 아니 구속이다 출렁, 물결이 미는 쪽으로 몸이 가다가 다시 돌아온다 묶인 줄 길이만큼의 목숨이 흔들린다 다시 오지 못하더라도 툭, 줄을 끊고 싶은 저 가없는 몸짓 묶인 자유가 풀린 구속을 바라보는 바다 곁에서 예까지 아무 기표 없이 흘러온 것을 본다 끝없이 나는 배로 묶여 있고 다만 줄이 가는 곳까지 흔들릴 뿐이다 바다가 저만치 갔다가 다시 와서 묶인 줄을 한 번씩 건드리고 간다 몸이 튕겨질 때마다 일렁이던 악기였던 몸을 기억한다 햇빛이 뜨거워질수록 물빛은 숨 막히게 푸르르고 푸르러 갈 수 없는 몸의 오지 시선만 그 금을 깨고 수평선을 넘나들다 온다 사는 일이 묶인 줄이어서 기껏해야 줄이 견디는 곳까지만 선택이다 - 정영주, 시 '묶인 배' "사는 일이 묶인 줄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