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다보는 입 쓸쓸한 입 버려진 입 그 위를 굴러가는 잎 입과 잎, 발음이 같아서 잎은 이파리로 불리기도 하는 걸까 이파리는 팔랑거릴 것 같고 날아가 버릴 것 같아 꾹 입을 다물기도 하지 입은 제 표정을 숨기고 숨은 말을 중얼거리지 하얀 입 하늘색 입 검정 입 호흡은 몰래 묻어 냄새를 풍기다가 진저리치다가 미세먼지도 코로나19도 통과하지 않은 폐기는 쉬워 거리에 뒹구는 검은 입 음모가 뒹굴고 소곤거린 숨소리 버려져 더 이상 내려다보고 싶지 않은 수상한 입 가을은 잎을 버리고 봄은 입을 버리지 여름은 수많은 입과 잎이 마주할 수 있을까 한자리 머물지 못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바글바글한 소문들 내일은 일찌감치 공적 공기의 상황을 알아봐야겠다 - 최연수, 시 '올려다보는 입'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